서 론
국내에서 재배되고 널리 소비되고 있는 자포니카(Japonica) 쌀은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고 아밀로펙틴 함량이 높아서 찰기(sticky)가 높고 강도가 낮아 취반용이나 떡 제조용으로 적합하여 다양한 가공식품으로의 개발이 제한되어 왔다(1,2). 최근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으로 밥보다는 빵이나 면 등과 같은 밀로 만든 간편식 섭취가 증가하면서 국내산 쌀 소비량은 1인당 2006년 78.8 kg에서 2017년에는 61.8 kg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국내 쌀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다(3). 쌀 소비 촉진을 위하여 전통 쌀 발효 음료(4), 당화 쌀죽(5), 홍국쌀 식혜(6), 편의식 밥류(7) 등 다양한 쌀 활용 가공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쌀 가공품 개발 노력으로 인하여 2011년 이후 약 쌀 60만 톤이 가공으로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있으며(8), 2016년 식료품 제조로 소비된 쌀은 전년도 대비 14.5%가 증가한 약 70만 톤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한편, 주류 산업에서 쌀은 주로 탁주 제조에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 micro-brewery 맥주 제조 시 맥아를 대체하여 쌀을 활용하는 연구(9)가 시도되면서 맥주 산업에서도 쌀 소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산 쌀을 맥주 제조에 이용 시 수입산 보리나 맥아에 비하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맥주에 부드러운 풍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쌀의 맥주 제조로의 활용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맥아를 대체할 목적으로 맥주 제조에 이용 시 요구되는 쌀의 당화력이나 기타 영양성 및 기능성에 관한 특성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며, 특히 주로 취반용으로 소비된 자포니카 쌀에 관한 가공 특성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곡류는 발아 시 소화율이 높아지고, 생리적 활성이 증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발아 과정 중 수분을 흡수하면서 종피가 부풀어 올라 수분과 가스의 투과로 종자 내의 효소들이 활성화되면서 자엽내의 영양성분이 분해되고, 발아에 필요한 새로운 물질이 합성되어 유용한 생리활성 물질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0,11). 곡류의 발아는 이러한 유용 성분들의 증가 외에도 발아 중 당화에 관여하는 hydrolytic enzyme 생성으로 인하여 곡류의 가공 적성 및 효소력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가공 목적에 따라 적절한 발아 조건을 적용한 발아벼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발아벼는 맥주 제조 시 당화 공정에서 탄수화물원으로 당을 제공하는 목적 외에도 당화에 필요한 효소를 함께 제공할 수 있으므로 현재 국내 맥주 제조를 위해 전량 수입되고 있는 맥아를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 국산 쌀의 발아 특성 연구를 통한 발아벼 제조는 맥주 산업의 원료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산 자포니카 품종의 하나인 새일미를 다양한 침지 및 발아 조건에서 영양성분, 기능성 성분, 및 당화 특성 등을 포함한 발아벼의 품질 특성을 조사하여 국내산 쌀의 micro-brewery 맥주 제조 산업으로의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 사용한 벼 품종은 전남 신안의 농가(2015년산)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새일미(saeillmi, SI)를 구입하여 발아 전까지 4℃ 냉장 조건에서 밀폐용기에 보관하며 사용하였다. 발아벼의 특성 연구에 사용된 thiamine hydrochloride, nicotinic acid, nicotinamide, folic acid, γ-aminobutyric acid(GABA), gallic acid, L-ascorbic acid, Folin-Ciocalteu's phenol reagent와 1,1-diphenyl-2-picrylhydrazyl (DPPH)은 Sigma-Aldrich(St. Louis, MO, USA)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며, potassium ferricyanide, trichloroacetic acid 및 ferric chloride는 Wako사(Osaka, Japan)에서 구입하였다. 기타 사용된 시약은 특급 및 HPLC 등급을 사용하였으며, 3차 증류수는 water purification system(Aqua MaxMT-Ultra, Young Lin Instrument Co., Anyang, Korea)으로 정제된 물을 사용하였다.
침지시간에 따른 발아 특성 조사를 위하여 새일미 벼에 벼 중량 2배의 물을 가하여 35℃에서 8, 16, 24시간 동안 각각 침지시킨 후 30℃에서 상대습도 90%로 조절된 plant growth chamber(DS-52G4P, Dasol, Hwaseong, Korea)에서 24시간 동안 발아시켰다. 침지 기간 동안 8시간마다 물을 교환하였으며, 발아 기간 동안은 물을 주기적으로 공급하였다. 발아된 벼(germinated unhulled rice)는 chamber에서 꺼낸 후 50℃ drying oven에서 수분함량이 15% 이하가 될 때까지 건조하여 disc mill(BM-D-100, McCoy corporation, Seoul, Korea)을 이용하여 분쇄한 다음 -70℃에서 보관하여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발아 시간에 따른 특성 변화 조사를 위하여 동일한 조건(35℃, 24 h)에서 침지시킨 후 30℃에서 상대습도 90%로 조절된 plant growth chamber에서 20, 24, 28, 32시간 동안 발아시켰다. 이후 건조, 분쇄 및 보관 방법은 이전과 동일하게 처리하였다.
벼의 발아율은 시료의 표본 집단인 벼 낟알 100개를 기준으로 전체 벼에서 싹이 출아된 낟알 수를 계수하여 다음과 같이 발아율을 계산하였고, 초엽장 길이는 출아된 벼의 싹의 길이를 최소 측정단위가 mm인 캘리퍼스(530-101, Mitutoyo, Kawasaki,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초엽장의 길이가 1 mm 미만인 발아벼는 발아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하여 발아율에서 제외하였으며, 1 mm 이상의 길이로 출아된 벼만 발아된 것으로 간주하여 초엽장의 길이로 측정하였다.
분쇄된 발아벼 시료 3 g을 취한 후 5 mM sodium 1-hexanesulfonate 용액 25 mL을 가하고 혼합하여 초음파 추출기(8893-DTH, Cole-Parmer, Vernon Kills, IL, USA)로 30분간 추출하였다. 추출액은 소형원심분리기(HM-150IV, Hanil Co., Inchun, Korea)를 사용하여 374 ×g에서 10분간 원심분리하고, 상층액을 취해 0.45 μm syringe filter (Advantec, Tokyo, Japan)로 여과하여 HPLC(1200 Series, Agilent Technologies, Santa Clara, CA, USA)로 분석하였다. HPLC 분석에 사용한 컬럼은 YMC-Pack ODS-AM(C18, 250×4.6 mm, 5 μm, YMC, Kyoto, Japan)이고, 컬럼 온도는 40℃, 검출기는 PDA(photodiode array detector, Agilent Technologies)를 사용하여 270 nm에서 검출하였고, 이동상 유량은 0.8 mL/min이었다. 이동상 A는 0.75% acetic acid(v/v)과 0.2% triethylamin(v/v)이 혼합된 5 mM sodium 1-hexanesulfonate, 이동상 B는 methanol을 사용하였으며, 분리 조건은 0-8 min 은 0% B, 8-20 min은 0-25% B, 20-30 min은 25-40% B, 30-31 min은 40-0% B, 그리고 31-39 min은 0% B 조건의 gradient condition을 이용하였다.
엽산 함량은 Lactobacillus casei가 엽산 농도에 따라 생육하는 성장도를 측정하는 Chun 등(11)의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L. casei는 실험 당일 depletion media(lactobacilli broth:folic acid casei medium=1:1, v/v)에 접종한 후 37℃에서 6시간 배양하여 사용하였다. Folic acid 용액(2 ng/mL), ascorbic acid 용액(0.1 g/mL) 및 시료 추출액은 각각 0.45 μm syringe filter로 여과하여 사용하였으며, 시료 추출액은 멸균 증류수를 이용하여 농도에 따라 단계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Depletion media에서 6시간 동안 배양시킨 L. casei broth를 folic acid casei media 배지에 접종(5 μL/mL)하고, ascorbic acid 용액(10 μL/mL)을 가하여 잘 혼합한 뒤 분석배지로 준비하였다. 96-well microplate에 단계 희석한 표준용액과 시료액을 150 μL씩 넣은 후 준비한 분석배지를 150 μL씩 가하여 잘 혼합한 후 뚜껑을 덮고 37℃ 배양기(HB-103M, Hanbeak Co., Bucheon, Korea)에서 18-20시간 배양시켰다. Microplate reader(Eon, BioTek Instruments, Inc., St. Winooski, VT, USA)를 이용하여 595 nm에서 표준용액과 시료 농도에 따른 L casei의 성장 정도를 측정하였다. 표준용액 농도에 따른 L. casei 생장곡선을 이용하여 시료 중의 엽산 함량을 Bio-Tek의 Gen5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계산하였으며, 시료의 엽산 함량은 μg/100 g으로 나타냈다.
GABA 함량은 Jo 등(12)의 방법을 일부 변형하여 측정하였다. 시료 5 g을 취한 후 증류수 25 mL을 가하여 homogenizer (T10, IKA, Janke & Kunkel-Str., Staufen, Germany)를 이용하여 2분간 추출한 후 증류수 5 mL을 homogenizer probe를 세척하여 총 추출액으로 혼합하였다. 추출물을 8,184 ×g로 10분간(4℃) 원심분리(Supra R30, Hanil Co., Inchun, Korea)한 후 상층액을 100 mL 용량플라스크에 취하였다. 침전물에 증류수 35 mL을 가하여 상기 과정을 반복한 후 추출액으로 수거한 후 증류수를 이용하여 100 mL이 되도록 정용하였다. 추출액을 잘 혼합한 후 1 mL을 취하여 374 ×g에서 10분간 원심분리한 다음 상등액을 0.45 μm syringe filter로 여과하였다. 여과액은 AccQ-Tag Amino Acid Analysis (Waters Co., Milford, MA, USA)에 따라 유도체화한 다음 HPLC(Agilent)로 분석하였다. HPLC 분석에 사용한 컬럼은 ZORBOX Eclipse XDB C18(150×4.6 mm, 5 μm, Agilent)였으며, 검출은 fluorescence detector(Agilent)를 사용하여 여기파장 340 nm, 측정파장 435 nm에서 검출하였다. 추출액의 GABA는 이동상 A: pH 7.8로 조정한 40 mM NaH2PO4와 이동상 B: acetonitril:methanol:water=4.5:4.5:1(v/v/v)를 다음과 같은 gradient condition을 이용하여 분리하였다: 0-3.8 min, 0% B; 3.8-28 min, 0-50% B; 28-36 min, 50-100% B; 36-44 min, 100-0% B; 44-50 min, 0% B. 이동상 유량은 1 mL/min이었다.
유리당 함량은 Wilson 등(13)의 방법에 준하여 분석하였다. 분쇄된 시료 2 g에 증류수를 가하여 교반시킨 후 100 mL로 정용하여 원심분리(3,000 ×g, 30 min)하고 상층액을 취하여 여과(Whatman No.2)하였다. 여과액은 Sep-pak C18,으로 정제시킨 다음, 0.45 μm syringe filter로 여과 후 HPLC(Agilen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HPLC 분석에 사용한 컬럼은 carbohydrate column(250×4.6 mm, Alltech Co., Lexington, KY, USA)이었고, 검출기는 ELSD(Evaporative Light Scattering Detector, Agilent)를 사용하였으며, 이동상은 75% acetonitrile을 이용한 isocratic condition이었으며 이동상 유량은 1 mL/min이었다.
발아벼의 당화특성은 당화액을 제조한 후 당도를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당화액 제조는 필스너형 맥주 제조 시 맥아가 사용되는 당화공정 조건에서 맥아 대신 발아벼를 사용하여 제조하였다. 발아벼 6 g과 증류수 25 mL을 50 mL cornical tube에 넣어 혼합한 후 뚜껑을 닫고 진탕항온수조(HB-205SW, Hanbeak Co., Bucheon, Korea)에서, 45℃에서 20분, 60℃에서 25분, 65℃에서 80분, 72℃에서 15분, 78℃에서 5분간 순차적으로 정치하면서 당화액을 제조하였다. 당화액의 당도는 당도계(PR-101, Atago, Tokyo,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당화 실험은 3반복하여 각각의 당도를 측정하고 평균값을 계산하였다.
결과 및 고찰
벼를 35℃에서 8, 16, 24시간 동안 각각 침지시킨 다음, 30℃에 상대습도 90%로 조절된 plant growth chamber에서 24시간 동안 발아시킨 후 벼의 발아율과 초엽장(발아된 싹)의 길이를 측정하여 Table 1과 같이 초엽장의 길이를 6단계(<1, 1-2, 2-3, 3-4, 4-5, 5 mm 이상)로 구분하여 나타내었다. 침지 시간 8-24시간에 따라 초엽장 길이 분포도가 유의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발아 전 8시간 동안 침지된 발아벼는 모두 초엽장이 3 mm 이하를 나타냈는데 이 중 1-2 mm로 짧은 발아벼가 92.4%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이와 달리, 발아 전 16시간과 24시간 동안 침지시킨 후 발아시킨 벼는 초엽장에 따라 구분된 6단계에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며 발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초엽장이 1-2 mm로 짧은 발아벼는 16시간 침지 시 71.2%, 24시간 침지 시 52.0%의 분포를 나타내어 8시간 침지된 벼에 비하여 크게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발아 전 침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3 mm 이상의 초엽장을 보이는 발아벼의 비율이 높아지고, 초엽장 길이도 고르게 분포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미발아율(발아되지 않는 벼의 비율)과 총발아율은 8-24시간 침지 시간에 따라 각각 5.6-6.0%와 94.0-95.2%를 나타내었는데 침지 시간에 따른 유의적인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Cho(14)의 현미 발아 연구에서는 30℃에서 20-48시간 동안 침지한 후 발아시킨 결과, 침지 24시간까지는 발아율이 증가하였으나 36시간 이상 침지하는 경우 현미 전분이 발효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하여 장시간의 침지는 미생물에 의한 변화에 대한 주의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한편, Palmiano와 Juliano(15)의 연구에서도 쌀 발아 시 최적 침지 시간은 18-24시간이며, 24시간 이상의 침지는 부패취를 유발하기 때문에 식품 원료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충분한 침지는 발아에 효율적이나 적정 시간 이상의 침지는 오히려 부패나 발효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쌀 발아의 발아율이 고르게 분포되면서도 이러한 부정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침지 시간을 품종에 따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선행연구를 근거로 침지 시간을 최대 24시간까지로 설정하여 새일미 발아특성을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 35℃에서 24시간 동안 침지 시 부패취나 발효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침지 24시간에서 발아율이 가장 고르게 분포되어 최대 24시간까지 침지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35℃에서 8, 16, 24시간 동안 침지한 후 30℃에서 24시간 동안 발아시킨 벼의 수용성 비타민 함량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티아민 함량은 발아 전 483.86 μg/100 g이었는데, 발아 후 침지 시간에 따라 약 4-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아신 함량은 발아 전 418.84 μg/100 g에서 발아 후 침지시간에 따라 약 3-4배 증가한 1,262.74-1,529.71 μg/100 g의 범위를 보였으며, 8시간 침지 후 발아시킨 벼에서 가장 높은 함량을 보였고 침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p<0.05). 또한, 엽산의 경우도 침지시간이 길어질수록 증가하였는데, 24시간 동안 침지된 발아벼의 경우 발아전에 비하여 엽산 함량이 약 2.2배 증가된 50.98 μg/100 g을 나타내었다. Lee 등(16)의 연구에서도 큰 눈과 일품 발아미를 발아 시 나이아신 함량이 발아 전에 비하여 약 2.5-8.7배까지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에서 관찰된 발아에 의한 수용성 비타민 함량의 증가와 유사한 결과와 일치하였다.
GABA는 glutamate decarboxylase(GAD)의 탈탄산 작용에 의하여 glutamic acid로부터 생성되며, 섭취 시 동물 체내에서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 물질로서 뇌 세포의 대사 기능을 촉진시키고(17), 혈압 강하와 알코올 대사를 증진시키는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8). 한편, 식물체에서의 GABA 생성은 산소나 빛이 부족하거나, 저온이나 고온과 같은 극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촉진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19), 곡물은 발아 시 수침 과정에서 GAD 효소 활성, 수분 흡수율, pH, 미생물 증식 등의 이화학적 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0).
본 연구에서 사용된 새일미의 발아 전 GABA 함량은 7.73 mg/100 g이었으며, 침지 시간에 따라 발아벼의 GABA 함량이 13.86-21.29 mg/100 g으로 약 2-3배 증가되었다(Table 3). 발아벼의 GABA 함량은 8시간 침지된 시료에서 21.29 mg/100 g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보다 침지 시간이 길어진 경우 GABA 함량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Lee(16)는 침지 온도를 달리하고 침지 시간별 발아현미의 GABA 함량 변화를 측정한 결과, 25℃에서는 24시간, 35℃와 30℃에서는 18시간 침지시킨 발아현미에서 최대 GABA 함량 수준을 보였으나, 그 이상의 침지 시간에서는 GABA 함량이 오히려 감소되었다고 보고하였다. Cha 등(21)의 발아보리 연구에서는 수침 온도가 높아질수록 GABA 함량이 최대치가 되는 침지 시간이 짧아져 10℃, 15℃, 40℃에서는 8시간의 침지시간이 필요하였으나 50℃에서는 2시간 침지 시 GABA 함량이 가장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Jeon 등(22)의 연구도 수침 18-25시간에서 GABA 함량이 가장 높았고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35℃에서 온도가 증가할수록 GABA 함량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적정 침지 조건에서는 GABA 함량이 증가될 수 있으나 쌀의 품종에 따라 그 이상의 침지 조건에서는 오히려 GABA 생성이 저해됨을 보여준다 하겠다. 본 연구에서는 침지 온도 35℃에서 8-24시간 동안 침지한 결과, 8시간 침지 후 발아시킨 벼에서 가장 높은 GABA 함량이 관찰되어 선행 연구에서 보고된 현미와 보리 발아 시 최대 GABA함량을 얻기 위한 침지 시간보다 짧은 침지 시간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35℃에서 8, 16, 그리고 24시간 동안 침지한 후 30℃에서 24시간 발아시킨 벼의 유리당 함량은 Table 3과 같다. 새일미의 glucose 함량은 발아 전의 1.68%에 비하여 발아 후 침지 시간에 따라 약 7-9배 증가되었다. 침지 8시간보다 16시간과 24시간 침지 후 발아된 시료의 glucose 함량이 유의적으로 높았으며(p<0.05), 16시간과 24시간 침지 시료 간에는 유의적인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유리당 중 fructose는 발아 전에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8시간 침지 후 발아된 시료에서 미량 검출되었으며, 16시간과 24시간 침지 후 발아된 시료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식물체 발아 시 유리당 함량이 변화하는 것은 발아 시 생명활동을 위해 효소가 활성화되고, 당류가 유리당으로 분해되면서 이를 이용하여 싹이 자라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발아에 의해 유리당의 종류와 함량이 변화되는 특성은 다양한 식물체에서도 관찰되는데 Kim 등(23)의 연구에서 유채는 fructose가 발아 초기에 감소하여 발아 48시간에서 최저치를 보인 후 72시간부터 서서히 증가하였고, glucose는 96시간에 최저치를 보인 후 다시 증가되었으며, Aman(24)의 연구에서 mung bean과 chick pea는 발아 중 fructose는 계속 증가하지만 glucose와 sucrose는 증가하다가 발아 72시간 이후 완전히 소실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메밀의 경우도 발아 시 glucose는 발아 3일째까지 감소하다가 5일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초기 수준보다 5배 높아졌으며(25), 벼에서도 fructose 함량이 발아에 의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26).
한편, 35℃에서 8, 16, 24시간 동안 침지 후 30℃에서 24시간 동안 발아시킨 벼의 당화특성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8시간 침지 후 발아된 벼를 이용하여 제조한 당화액의 당도는 7.1 °Brix였으며, 16시간과 24시간 침지 후 발아된 벼의 경우는 약 10 °Brix를 나타내어 효소의 활성이 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8시간 침지 후 발아된 벼의 초엽장 길이가 대부분 약 3 mm 이하인 반면, 16시간과 24시간 침지 후 발아된 벼의 초엽장은 5 mm 길이까지 고르게 분포된 것을 볼 때(Table 1), 침지 시간이 18시간 이상의 경우 발아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진행되며 싹의 길이가 길어지는데 이는 싹을 틔우기 위한 효소의 활성도 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라 하겠다.
침지 시간에 따른 새일미 발아벼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8시간 침지보다는 16시간과 24시간 침지에서 엽산 및 유리당 함량의 증가가 높게 나타났고 당화력도 개선되었으나 침지 시간 16시간과 24시간 간에는 이러한 특성 차이가 유의적이지 않았다. 한편, 24시간 침지된 발아벼의 초엽장이 보다 길어지고 고르게 분포되는 것이 관찰되었으며 영양 및 기능성 성분과 효소 활성 면에서도 최고값은 아니지만 높은 수준의 값을 나타내었기 때문에 이후 발아 시간에 따른 발아벼의 특성 조사를 위하여 24시간을 적정 침지 시간으로 선정하여 이후 실험을 진행하였다.
벼를 35℃에서 24시간 동안 침지시킨 후 30℃ growth chamber(상대습도 90%)에서 20, 24, 28, 32시간 동안 발아시킨 벼의 발아율 및 초엽장 분포를 조사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발아된 싹의 길이에 따라 발아율을 분류한 결과, 20시간과 24시간 동안 발아된 벼의 초엽장은 모두 6 mm 이하인 반면, 28시간과 32시간의 경우 초엽장이 전체적으로 보다 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아 시간이 가장 짧은 20시간에서는 1-2 mm에 속하는 초엽장을 보이는 발아벼가 78%를 차지하였으며, 24-32시간 발아된 벼의 경우, 초엽장이 1-2 mm에 속하는 발아벼가 52.0-52.4% 범위로 짧은 초엽장을 가진 발아벼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초엽장의 길이가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32시간 발아된 벼에서 10 mm 이상의 초엽장을 보인 발아벼 비율이 10.4%로 가장 높았다. 한편, 초엽장 길이 분포와 상관없이 총 발아율은 93.2-95.6%의 범위를 보였으며 발아 시간에 따른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Kim과 Lee(27)는 일품벼 품종에서 90% 이상의 발아율을 얻기 위해서는 15℃에서 2일 동안 침지시킨 후 30℃에서 3-4일, 20℃에서는 7-8일의 발아 기간이 소요되었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 결과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주로 벼의 품종에 따른 특성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벼를 35℃에서 24시간 동안 침지 후 30℃에서 20-32시간 동안 발아시키면서 티아민, 나이아신, 엽산 함량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전체적으로 발아에 의하여 수용성 비타민 함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티아민과 나이아신의 경우, 발아 전 각각 483.86 μg/100 g과 418.84 μg/100 g 수준에서 발아 24시간 후 각각 534.59 μg/100 g과 1,275.12 μg/100 g으로 증가하였으나 24시간 이상의 발아에서는 유의적인 변화가 없거나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한편, 엽산의 경우 발아 32시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가장 높은 값(58.93 μg/100 g)을 나타내었다. 이렇게 발아에 의해 증가된 티아민, 나이아신, 엽산 함량은 발아 전에 비하여 각각 약 1.1, 3.0, 2.5배 증가된 수준이었다.
Mo 등(28)은 현미를 27℃에서 발아 시 40시간 동안 비타민 B2(riboflavin)는 증가하였으나 티아민과 나이아신은 모두 급격히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고, Khalil과 Mansour(29)은 faba bean 발아 시 수용성 비타민 함량이 감소되었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에서 발아에 의해 수용성 비타민이 증가한 결과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발아 시 이러한 수용성 비타민 함량의 변화는 쌀의 품질, 침지 및 발아 조건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30) 선행 연구 결과와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벼를 35℃에서 24시간 동안 침지 후 30℃에서 20-32시간 동안 발아시키면서 조사한 GABA 함량 변화는 Table 6과 같다. 발아 전 벼의 GABA 함량은 7.73 mg/100 g이었는데, 발아 20시간에서 최대 함량인 16.28 mg/100 g에 도달하였으며 이후 발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의적으로 감소되어(p<0.05), 발아 32시간에서는 6.17 mg/100 g으로 발아 전의 수준과 유의적인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An 등(31)은 국내산 현미, 녹미, 홍미, 흑미 등 유색미를 발아 시 발아 전에 비하여 GABA 함량이 2.5-11.1배로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고, Kaur 등(32)은 인도 현미 10종을 28-30℃에서 48시간 발아 시 GABA 함량이 약 5배 증가하여 14.5-20.5 mg/100 g을 나타냈다고 보고하였다. Ko 등(33)은 96시간 동안 발아 시 최대 GABA 함량을 보인 발아시간은 황금조와 청차조의 경우 24시간, 붉은기장은 84시간, 노란찰기장은 36시간, 황금찰수수는 48시간, 흰찰수수는 72시간이었으며 이후의 발아 시간에서는 오히려 GABA 함량이 감소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은 곡류의 종류, 산지 및 품종에 따라 발아 시 GABA 함량의 증가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일정 조건까지 GABA가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되는 것을 보여준다 하겠다. 한편, Lee(16)는 현미의 GABA 함량이 α-amylase 함량이 높은 품종일수록 GABA 함량이 높다고 보고하여 품종에 따라 초기 GABA 함량 수준이 차이를 나타낼 수 있음을 나타내었다. 가공 중 GABA의 합성은 전통 된장의 숙성 과정이나 녹차의 혐기적 가공 과정 중에서도 관찰되는데 모두 glutamic acid 함량의 감소와 함께 GABA 함량이 증가되는 것이 보고되어(12,34,35), GABA가 glutamic acid로부터 합성되기 때문에 초기 원료의 glutamic acid 함량 수준과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따라서 품종에 따른 glutamic acid 함량도 발아 시 합성되는 GABA 함량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발아 시간에 따른 벼의 유리당 함량 변화를 측정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Glucose의 경우 초기 1.68%에서 발아 20시간 후 약 11배 증가하였는데, 이후 발아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p<0.05). 반면, fructose는 발아 전 검출되지 않았으나 발아 20시간과 28시간에서 미량 검출되었고, maltose와 sucrose는 발아 전후에서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Murata 등(36)은 벼 발아 후 4일까지 sucrose 함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후 발아가 진행됨에 따라 서서히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고, Kim 등(26)은 현미 발아 초기에 sucrose와 glucose와 같은 유리당이 주로 검출되었으나 발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감소하였고, 발아 5일 후부터는 fructose와 maltose가 검출되기 시작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곡류 발아 초기에는 본래 존재하는 sucrose를 성장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초기 sucrose 함량은 감소하는 반면, 발아를 위해 α-amylase 활성이 증가하면서 전분을 분해하여 유리당을 생성하기 때문에 glucose, maltooligosacchride, 및 fructose 등이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7,38). 이러한 발아 초기에 증가하다가 감소되는 sucrose와 maltose 변화는 본 연구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본 연구의 경우 발아 시간을 20-32시간 동안에서만 관찰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즉,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초엽장 길이가 짧게 분포된 발아 20시간에서는 glucose 함량이 약 11배 정도 증가하였고, 초엽장이 점차 길어지는 발아 28-32시간에서는 유리당의 생성 속도보다 발아를 위해 소비되는 속도가 빨라져 유리당 함량이 발아 20시간 이후 32시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되었고, 이 기간 동안에서는 sucrose와 maltose는 분해되어 초엽장의 성장에 이용되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24시간 침지 후 30℃에서 20-32시간 동안 발아시킨 벼의 당화 특성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발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발아벼의 당화액 당도는 유의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내어(p<0.05), 28시간과 32시간 동안 발아된 벼에서 가장 높은 당도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약 2.5배 증가된 수준으로 약 10.2 °Brix를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필스너 맥주 제조 시 당화 및 농축공정에서 알코올발효를 위해 요구되는 11-12 °Brix 당액을 얻게 되는데 본 연구에서 제조된 발아벼를 맥아와 함께 맥주 제조에 이용 시 알코올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당액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침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화력이 증가되는 현상은 다른 선행 연구에서도 관찰되는데, Lee 등(39)은 현미와 흑미를 상온(25℃)에서 침지 후 각각 20℃와 30℃에서 1-3일 동안 발아시켰을 때 발아 온도가 더 높은 30℃에서 발아된 시료에서 당화력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침지 후 발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화력이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25℃에서 4일간 발아시킨 일품미의 당화력도 발아가 진행되면서 3배 정도 증가된 것으로 보고되어(27) 벼 품종에 따라 발아 온도와 기간에 따른 생장 속도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효소 당화력도 변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요 약
본 연구에서는 새일미 품종의 침지(35℃에서 8-24시간) 및 발아(30℃, 20-32시간) 시간에 따른 영양성 및 기능성 성분 변화를 조사하였으며, 필스너 맥주 제조에 이용되는 당화 공정 조건을 적용한 당액을 제조하여 당화 특성을 평가하였다. 침지 및 발아 시간에 따른 발아율은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침지 및 발아 시간이 길어질수록 초엽장의 길이가 길고 고르게 분포되었다. 발아에 의하여 티아민, 나이아신, 엽산 및 GABA 함량이 모두 증가하였는데, 티아민, 나이아신, GABA 함량은 침지 8시간에 최대 함량을 보인 반면, 엽산은 침지 24시간에서 최대 함량을 나타냈다. 한편, 침지 24시간 후 발아된 시료에서는 티아민과 나이아신 함량은 발아 24시간, 엽산은 발아 32시간, 그리고 GABA는 발아 20시간에 최대 함량을 나타내었다. Glucose 함량의 경우 발아에 의해 약 7배 수준까지 증가되었는데 침지 16시간에서 가장 높은 함량이 관찰되었으며, 침지 24시간 후에는 발아 20시간에서 최대값을 나타냈다. 발아벼의 당화력은 발아 24시간 조건에서는 침지 시간 16시간, 침지 24시간 조건에서는 28시간 발아된 시료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발아 새일미의 당화력, 수용성 비타민, GABA, 발아율 및 초엽장 분포 등을 고려해 볼 때, 35℃에서 24시간 침지 후 30℃에서 24-28시간 발아를 통하여 쌀의 영양성 및 기능성 개선과 함께 전분 분해력이 효과적으로 개선될 수 있으므로 맥주 제조 시 맥아 대신 발아벼를 일부 대체하는 경우 당화 공정에 요구되는 당도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발아에 의한 쌀의 영양성 및 기능성 측면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목적하는 성분에 따라 발아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